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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최창균의 <백년 자작나무 숲에 살자> - 햇볕 환한 집
글 쓴 이 :  굼뜬소 등록일 :  2016-12-07 11:41:15 |  조회수 : 425
최창균의 <백년 자작나무 숲에 살자> - 햇볕 환한 집 


햇볕 저리 좋은 가을날
햇볕이 아까워 아까워서 문 밖으로 나섰는데요
나서자마자 햇볕들이 따라붙었는데요
걷잡을 수 없이 불어난 햇볕들
줄줄이 데리고 들판에 다다랐는데요
내가 이 밭머리 저 밭머리 쓰다듬으니
햇볕들도 가만 있지 않고 들판에 볕이란 볕들
모두 불러모아 이 밭 저 밭 뛰놀고 있는데요
저희들끼리 마구 뒤엉켜 장난도 치고
고추며 참깨며 샅샅이 헤쳐보며 만지곤 하는데요
그럴 때면 내 마음의 화수분 같은 열매들
잘 받아먹은 햇볕으로 울긋불긋해지지요
그러니 온 들판이 붉거나 누렇거나 제 보란 듯하지요
집을 나설 때보다 더 새까맣게 탄 내가
햇볕들을 데리고, 우우우 울긋불긋 햇볕들을 데리고
대문 안으로 들어섰어요
그러곤 널기멍석에다
그 많은 햇볕들을 몽땅 쏟아 부려놓았지요
그렇게 마당 환한 가을날이었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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